• (데스크 칼럼) '철학이 있는 언론을 다짐하며'
  • 논설고문 이돈성(전 세계일보 편집국/국장)
  •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을 감옥에 보내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받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취임 초기 하늘만큼 높았다.

    문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83%였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경제불안과 지소미아 갈등 여파, 북미대화 단절, 남북문제 안개정국이 지속되면서 40%선이 붕괴된 39%를 기록, 야당으로부터 ‘정치적 파산상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최근 임기 반환점을 기념해 가진 ‘국민과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의 성공은 우리 국민의 삶의 안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 정부는 어디에서 길을 찾고, 무엇을 물어야만 할까. 무엇을 통해 국민의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 반듯한 통일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바로 이 지점에서 ’데일리호남’의 설립 의의와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인문학에 높은 식견을 자랑한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유명한 강연을 했다. 그는 “소크라테스를 만나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고 했다. 돈을 버는 기업과 소크라테스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인간을 정확하게 읽는 철학자다. 결국 비즈니스도 인간을 읽지 않고,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하지 못하고서는 오늘날 최고의 위치에 있는 애플이지만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음을 경고한 말이다. 분명 세계적 CEO 다운 통찰이다.

    나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대통령을 작년까지 공항에서 3차례 만나 친구 관계를 맺을 기회를 가졌다. 첫 만남은 공항 VIP 의전실에서 2시간여 단독 인터뷰를 했다. 나는 그가 인종청소라고 불릴 만큼 대학살의 역사를 지닌 오랜 내전 이후 국민이 갖는 국도의 불안감 해소와 경제성장, 종교분쟁 해소, 국민통합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각계 숨어 있는 지혜를 지닌 리더들을 현실정치의 우군으로 얻고, 이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그 방법론은 진영과 정당, 출신 민족을 막론하고 온 나라의 철학 교수에게서 얻을 것을 역설했다. 그가 세 번째 한국을 찾았을 때는 전 대통령이 되어있었고, 나의 조언은 시의적절했다는 인사말을 듣게 되었다.

    미셀 옹프레는 ‘원숭이는 왜 철학교사가 될 수 없을까’라는 저서로 유명세를 탔다. 원숭이는 동물을, 철학교사는 인간을 상징한다. 오늘의 세상을 직시해보자. 옹프레에 의하면 합리성을 상실한 오늘의 시대는 어디를 보나 원숭이 세상인 셈이다.

    홍콩사태를 보아서도 알 수 있듯이 국지적인 준전시상태가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고,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올려 압박에 나섰다. 세계 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 경찰국가라는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물과 철학교사를 가르는 분기점은 무엇인가. 옹프레는 여기에 대한 즉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질문을 했을 뿐이다. 바로 ‘지혜로운 질문’인 셈이다. 그리고 하나 더, 미래에의 희망과 국민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다.

    이 세상에 많은 언론이 있다. 주류와 비주류의 싸움도 치열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주류와 비주류를 논할 이유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갑을이 바뀌었고, 주류와 비주류가 바뀐 세상이기 때문이다. 민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독자의 마음을 누가 더 위로하는가에 달렸다. 글로벌시대에 본사가 어디에 있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언론 본류의 역할에 충실할 지 아닌 지에 따라 그 존립 이유를 가르게 될 것이다.

    존재 이유를 독자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눈앞에 놓인 언론사의 이익보다 힘들더라도 국민과 국익에 손을 들어주는 데일리호남이 되는 길뿐이다. 아프더라도 아니 그보다 더한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메스를 가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요즘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때 보다 솔로몬 같은 지혜를 지닌 언론사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다.

    특목고 폐지와 고임금 구조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 시중에 풀린 현금은 120조를 돌파해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불안이 혈전처럼 엉겨있다. 금리인하와 통화정책 효과는 한계를 드러내 금융위기가 되풀이하는 현실이며, 북미대화와 남북대화 역시 난조에 빠졌다. 계층 간 갈등은 노골화되고 저 출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회는 위기감이 극도로 팽배하나 자기를 바쳐 희망을 보여 주는 지도자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혼란이 극심한 시대, 데일리호남이 고고한 울음을 터트렸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것처럼 데일리호남은 이 시대 새벽을 밝히는 언론의 사명을 타고 난 셈이다. 다시 한번 데일리호남은 겨레와 국민에게 철학이 있는 지혜의 노래를 연주하고, 난조에 빠진 국정에 새길을 열고, 실의에 놓인 서민에게 꿈과 소망을 안겨 주는 미래 언론의 길을 가기를 다짐한다.


  • 글쓴날 : [19-11-22 14:19]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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