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손님이 찾아 올라나
아침부터 요란히 짖어 대던 까치 울음소리
겨울바람에 흩날려 눈위에 한점 씩 콕콕 박혔네 아장아장 까닥까닥
흰눈 소복이 쌓이면 설날 맞은 아이 마냥 명월이 덩달아 들 뜬 주인장을 보채
이리깡총 저리껑충 난리통 개꾸러기 처럼 뚬뚬벅 뚬벅
지난 밤 눈 덮인 하우스에서 오돌오돌 떨고 있을 아기 귤
걱정에 조급한 마음 부르릉
미끄덩 눈길에 조심조심 스르르 미끄러진 동네 이장님 트럭 바퀴자국
눈 위 발자국을 보고 있자니 생각나는 선시(禪詩)
답설야중거(沓雪野中去)
부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눈 덮인 들길을 걸어갈 재
함부로 흐트러 걷지마라
지금 남긴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라"
지금부터 라도 모래 위를 걷는 사람처럼 인생 길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야 겠다
오늘은 보기 싫은 사람 얼굴 순백의 눈위 자국 옆에
하나 씩 떠올려 볼까
싫어 함도 또 하나의 관심
ㅡ210118.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