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시니 생각) 210111
  • <제주에서 온 편지> 39
  • 동풍(冬風) 부는 한림포구 나란히 묶인 저 배들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초겨울 조기 풍어 파시(波市)로 들떴던 흥청 음악소리 요란한 항구다방 미쓰 리(李)의 스쿠터굉음 꿈일까 

    시원한 여름 밤바다에 흔들리는 집어등 불빛에 반사된 검은 먹물을 뿜는 한치떼 바라보는 검붉게 탄 구릿빛 어부의 번들거리는 미소일까 

    세차게 부는 제주바람에 몸을 맡기고 떠 있는 부평 갈매기떼를 보고 갯바위에 바싹 몸을 붙이고 숨고르는 외톨이 갈매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포구 기슭에 틀었던 알둥지 저편 부두에서 호시탐탐 도둑 고양이가 노리는 새생명이 걱정스러울까 

    회색 코트 괭이갈매기 무리 사이에서 왕따 당한 한 마리 수리갈매기가 안쓰러워 회색조끼라도 물어다 입혀주고 싶은 마음인 가 

    '코로나'가 이웃된 지 삼백날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조차 빠져 나간 날개짓이 波市 꿈 북적북적 추억을 타고 숫갈매기 먹이 구애에 끼륵끼륵 둥지 새끼들 걱정에 휘~잉 나부낀다 

    ㅡ210111.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 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 글쓴날 : [21-01-11 11:49]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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