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시니 생각) 201223
  • <제주에서 온 편지> 37
  • 쓸쓸하다 못해 적막함을 넘어서 마지막 달력 한장이 차마 찢김을 거부한 채 

    시계 초침을 움켜 쥐고 동지팥죽을 한입 배물고 부르르 떠는 날 늦은 밤 

    차가운 북서풍에 가지끼리 부대껴 울부짖고 

    그 가시에 찔린 이름 모를 겨울 새의 슬픈 지저귐이 텅빈 가슴을 아리게 하는 가시나무 울음 

    간만에 내린 백설기 같은 흰 눈을 한줌모아 구르고 또 구르고 삐쩍 마른 솔방울과 야자수 잎으로 

    눈코입은 삐뚤빼뚤 아담한 눈사람 부부는 서로 만나 힘듦을 밤새 위로의 뜨거운 눈물로 점점 왜소해 가는 긴긴 겨울 밤 

    날개 한쪽만 가진 비익조(比翼鳥)와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어(比目魚)는 연리지목(木)을 안고 완전한 백년사랑를 꿈꾸지만 

    마지막 달력 푸른 날개 짓에 외날개 외눈박이의 슬픈 전설은 하얗게 사라진다 

    ㅡ201223.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 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 글쓴날 : [20-12-23 10:59]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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