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탐라섬 진눈보라에 밤새 떨던 야자수 군무 아래
노오란 한약재 진귤(산물)이 기지개를 켠 태양농원에
온통 하얗게 백색의 침묵이
아쉬운 마지막 달 어느 하루 아침 조용히 장막을 거둔다
간만에 제법 차디 찬 공기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텅빈 마음을 더더욱 시리게 하고
귀찮을 정도로 잦았던 SNS 마저 뜸하게 잠들고
어쩌다 들리는 캐롤쏭이
성탄절 다가옴을 알리니
달랑 남은 달력 한장이
방안에 스며든 제주 풍에
위태로이 팔랑거린다
아~ 어젯 밤 내려 농장을 덮은 저 백설이 녹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이 되었으면
ㅡ201216.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 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