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칼럼) '싸목싸목 지구별 여행-광주 무등산'
  • 인경숙/여행작가
  • 광주에 살고 있는 세월이 다섯 손가락이 다 필요한 만큼 지났지만 무등산을 제대로 등산 해 보질 못했다.

    가끔 지인들과 동행로 산장 근처를 어슬렁 대거나,

    증심사에서 당산나무 근처를  맴도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무등산 둘레길 걷기 2시간에 도전, 성공했다.

    20여년 전 어렴풋한 기억 속에는 새인봉 중머리재를 생각 없이 따라 갔다가 일주일을 몸져 누웠던 기억이 난다.

    그후로는 등산은 먼나라 남의 이야기였다.

    그 때부터 등산보다는 입산을 즐기는 숲 애호가로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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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부터 식용식물 자산관리 공부를 시작했다.

    때로는 이른바 약초산행을 가기도 한다.

    초보 주제라 숨을 헐떡이며 꽁무니만 따라 다니기에도 벅찰 지경이다.



    그러나 큰 맘먹고 비싼 등산화를 샀다.

    오늘은 등산 전문가를 따라서 무등산에 가기로 했다.

    몇번의 다짐도 받아 내면서 부탁을 했다.

    왕초보 허약체질이다. 나의 키와 체중은 빛 좋은 개살구다.

    절대 내손을 놓지 마라.

    드디어 출발이다

    무등산은 등급이 없다는 의미의 산이다.

    모든 등급이나 차별 없이 비할 데 없이 높고,

    등급을 매길 수 없이 수려하다는 뜻이라고 알고 있다.

    일단은 광주에 살면서 언제나 멀리서 바라 보던 너른 무등산을 오른다는 생각에 흥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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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의 정상은 천지인이라는 세 봉우리가 있다.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인데, 현재는 군부대가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등산객의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1년에 두번 정상을 개방하는데,

    이날에 맞추어 산행을 하면 무등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당산나무  앞에서 숨을 고른다 .

    예전에는 마을이 있었고 이 마을의 자랑인 당산나무였으나 이제 마을은 없어지고 500년 넘은 당산나무만 우람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어느 해인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다음 날인 5월 19일,

    증심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당산나무와 중머리재를 거쳐 장불재에 올랐다고 한다.

    무등산 증심사에서 중머리재 장불재 구간 3.5km

    거리를  무등산 노무현길로  공식 지정 했다 하는데,

    예전에 보리밥 집들이 많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은 보리밥 집이 모두 공원 입구로 이전 되었다.

    국립공원이 된 후로 부터는 많이 정비되어 옛맛이 사라져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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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심사 계곡 길에서 의재미술관을 지나면 곧 바로 증심사가 나오고, 증심사에서 중머리재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언덕받이 아래에 자그마한 교회가 하나 눈에 들어 온다.

    이 교회는 오방 최흥종 목사께서 1936년부터 1955년까지 증심사계곡에 사실 때, 신림마을의 주민들과 예배를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세워진 곳이다.



    최흥종 목사는 자신의 거처나 또는 마을 주민의 집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최목사는 불교에 대한 이해심도 깊어서, 증심사의 스님들과도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정확한 자료는 확인 못했지만 서너 평 정도 되는  교회 땅도

    증심사에서 기증 받았다는데,

    그래서  교회와 절이 바로 코앞에 있으면서도 종교 간의 갈등이  없었다고 한다.




    백마 능선으로 이어지는 코스에는 화장실이 없다.

    백마능선 아래 안양산이 있다고 나에게 몇번을 말하는 갑장 변호사 말이 생각 났다.

    어드메가 안양산 인 지 가늠조차 못하는 나에게 지도 표시를 보내면 뭐하나,

    이쯤에서는  일단 호흡이 문제인 걸...

    ​억새 밭이 펼쳐진 평탄한 길에 접어 들어서야  여유를 찾았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중생대 백악기에 발생한 화산 활동의 산물로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졌으며,

    오랜 세월  풍화에 의해 기둥 모양 혹은 병풍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아름다움이 등급을 매길 수 없이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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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 절리대는 입석대와 서석대 그리고 규봉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입석대와 서석대를 천연기념물 465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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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석대는 높이 10여 미터의 독립된 돌기둥 수십개가  수직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어서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서석대는  용암이 굳어서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마치 돌병풍 처럼.

    그야말로 신비한 모습 이다.

    지질학자가 아니라도 영원히 보존해야 함을 깨닫는다.

    감동이 울컥 솟구친다.

    아름다운 무등산을 후세에 물려줘야 할 역사적인 사명도 가슴 벅차게 느꼈다.

    우리의 등산코스는 서석대를 하산 하면서 보는 코스이다.

    가파른 길을 내려 오면서 이 곳으로 올라 왔으면 죽었겠구나, 행운의 여신은 항상 언제나 내편,

    초 긍정적인 생각으로 기분이 급상승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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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다시 등산한다 해도 지칠 것 같지 않은

    초강력 슈퍼 울트라 파워가 온몸에 100% 충전되는 짜릿함이 밀려 왔다.

    등산이 주는 희열, 하이 에너지 이다.




    혹시, 이순간 힘이 들다면 무등산에 올라 보라. 자신감 넘치는 초강력 자아를 만나 수 있을 것이다.





  • 글쓴날 : [20-12-07 11:07]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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