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시니 생각' (201120)
  • <제주에서 온 편지> 32
  • 만남의 소중함도 모른 채
    모임 날만 다가오면 왠지
    갈까말까 망설이던 우리들

    만나면 의례이 악수하고
    껴 안으며 몸부딪 힘으로
    친밀감을 느꼈던 우리들

    이제는 그 흔하던 만남 조차도
    외부 통제와 사회 눈총으로
    애경사도 우의•친목도
    내 맘대로 할 수 없게 되다니

    주일 날이면 찬송 부르며
    기도하며 마주보던 교우들

    매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커피향 진한 한적한 찻집에서
    시시껄렁한 잡담과 팝송 소리에
    발 박자 두드리던 동창 녀석들
     
    매월 정해진 날 어김없이
    술잔을 부딪히며 무용담에
    시간간 줄 모르던 군 동기들

    시도때도 없는 호출에 "콜"
    신입시절 아련한 향수를
    안주삼아 새벽을 열던
    회사 입사 동기들

    일상의 <소확행>마저 잊고
    혼밥•혼놀•혼농으로
    외로이 버텨온 2020
    올 한해가 아쉽게
    서서히 멀어져 간다

    마주하던 지겨움도
    이제는 진한 아쉬움으로
    만남의 부담감이
    이젠 만나고 싶은 바램으로
    울렁거리는 심정

    '코로나19' 팬데믹사태가
    인연과 만남의 소중함을
    뇌새김 시키고
    새삼 울컥함을 삼키고
    카톡~~카톡~~

    ㅡ201120.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 글쓴날 : [20-11-20 10:54]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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