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칼럼) '싸목싸목 지구별 여행-광주광역시 여의산 무각사'
  • 인경숙/여행작가
  • 입동이 지났으나 아직은 가을 정취가 가득한 오후이다.

    눈부신 태양은 여름 만이 아니라 노란 은행 나무 위에도 황금 빛으로 빛을 뿌리고 있다.

    고요한 도심속 사찰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에 있는 무각사에 왔다.

    이 곳은 내가 외국인 한국 문화체험을 진행하면서 여러 번 왔던 곳이라 감회가 깊다.

    한식 요리체험,다도 체험, 단청 체험, 숲길 걷기 등을 했던 곳으로 인연이 깊은 곳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멈춰 버렸지만...




    노란 은행 잎을 밟으며 무각사 뜰에 들어서니 오른쪽에는 낯 익은 갤러리와 카페가  보인다.

    왼쪽에는 자주 드나들던 사랑채 식당이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당으로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왔던 곳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음식은 하지 않고 전통차를 가지고 영업을 한다.

    이 또한 좋다.

    사실 조용하게 대화하며 전통차를 음미하는 것도 예스럽고 멋스럽고 좋기 때문이다.




    불이문을 지나 대웅전이 있는 마당으로 올라간다.

    웅장한 목조 건축물이 우뚝 서 있다.

    무각사는 크게 두 개 영역으로 나뉜다.

    불교회관, 로터스 문화관, 사랑채 등이 자리한 문화공간과 법당, 불교대학, 요사채가 자리한 수행 공간이다.

    수행 공간은 24시간 열린 공간으로  불자와 시민이 참배하는 곳이고, 문화공간은 시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감상하고, 책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 체험과 강연회 등 다양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무각사는 번잡한 도심 속에 자리해 있지만 불자와 시민뿐 아니라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일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는 여의산에는 본래 극락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자리해 있었다.

    1950년대 초반, 이곳에 상무대 전투병과 교육사령부가 들어서면서 장병들의 훈련 공간이 되었다.

    1971년 당시 송광사 방장 구산 큰스님이 남북통일의 기원을 담아서 부처님 도량 무각사가 창건되었다.

    이후 1994년, 도심개발과 함께 상무대가 장성으로 옮겨지고 무각사를 포함한 여의산 일대 10만여 평이 5.18기념공원으로 명명되어 광주시민의 쉼터로 남게 되었다.




    무각사는 도심 사찰로는 드물게 일주문, 사천왕문, 대웅전, 종각 등 전통사찰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 대가람으로 손색이 없다.

    일주문에서 사천왕,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가람 형태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해 있으면서도 깊은 산사에 들어선 듯 경건함 마저 감돌고 있다.

    이 밖에  5.18 기념공원을 일주하는 2km 이르는 산책로가 단장되어 있어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종교의 벽을 허물고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명소이자

    만남과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재현한 고려불화와  광주의 원로 황영성 작가가 조성한 <반야심경> 불화이다.

    하나같이 불교계는 물론 바깥사회에서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야기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리에 색을 넣고 불에 구워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흔히 성당이나 교회의 창문을 장식하는 종교화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으로 제작한 불화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무각사 법당에 세계 최초로 4점의 스테인드글라스 불화를 봉안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양화가가 <반야심경> 270자를 2000호 크기의 초대형 캔버스에 한자 한자 글자의 형상을 담아 그려낸 불화를 설법전에 봉안했다.

    황영성 작가는 "옛날에는 그림이 글자가 되었고, 오늘은 글자에서 뜻을 찾아 그림으로 나타냈다"며 <반야심경> 불화를 소개했다고 한다.




    도심 속의 고요한 사찰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 여의산에 자리한

    무각사를 찾아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을 다독이며 사랑해 보길 강추한다.



  • 글쓴날 : [20-11-16 09:33]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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