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무슨 말
빨래판과 빨래방망이만
뚱떵뚱떵 주물주물 쫘악 빨래줄에서 흔들흔들 막춤
그래도 땀배인 은은한 감물 갈중이는 아토피가 웬 말씀
핸드폰과 노트북없이
누런 갱지 메모장과 몽당연필이 전부였지만 마음 찡한 황순원의 '소나기'는 원고지에서
잘도 그려졌지
'삼다수' 생수병과 정수기는 고사하고 냉장고도 난생 첨
아이스께끼통과 우물두레박 그리고 물허벅은 우리친구
"아스께끼, 앙꼬나 우유"
믹서기와 렌지는 상상나라 도굿대와 절구통 그리고 확독이 재산목록 1호
시꺼먼 아궁이와 녹슨 풍로 우리들의 놂터였고 장난감
그래도 그땐 맑고 청명한 눈부신 하늘을 매일 쳐다 보고 천고마비를 노래했다
아직은 손톱에 물들일 봉숭아꽃은 여전하고
탐스런 호박꽃과 머위잎은
변함이 없으니
오늘도 씁쓰레한 머위잎과
보들짝한 호박잎 데쳐
추억을 한웅큼 쌈산다
ㅡ201102.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