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시니 생각' (201030)
  • <제주에서 온 편지> 28
  • 하루 종일 온통 내머리 속을
    걸어 다니고 있는 그녀석
    '가을'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어제 오후 펑펑 쏟아지는 가을 햇볕을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하 듯 나른하게 즐기는
    고냉이(猫)의 날카롭게
    쭉 뻗은 콧수염
    조끄테 있을까

    아직도 차가운 바당에서 얄팍한 태왁에 몸댕이를 맡기고 거친 파도를 벗삼아 한손에 구쟁기 두어개
    또 한손엔 까꾸리들고 그득한 망사리 매단 채로
    가쁘게 내 밷는
    한국 전통 싱크로나이즈 좀녀(海女)들의
    숨비소리에 실려 있을까

    하얀 억새 꽃 춤 물결에 박자 장단 맞춰 긴 작대기 의지하여 조랑몰떼 몰고
    촐(草)찾아 바지런히 움직이는 몰테우리 입성 갈중이 소매 끝에 있을까

    누구 좀 고라 줍서
    '가을' 만날 나멍
    어데루 가멍
    될쿠까

    ㅡ201030.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 글쓴날 : [20-10-30 13:43]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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