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온통 내머리 속을
걸어 다니고 있는 그녀석
'가을'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어제 오후 펑펑 쏟아지는 가을 햇볕을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하 듯 나른하게 즐기는
고냉이(猫)의 날카롭게
쭉 뻗은 콧수염
조끄테 있을까
아직도 차가운 바당에서 얄팍한 태왁에 몸댕이를 맡기고 거친 파도를 벗삼아 한손에 구쟁기 두어개
또 한손엔 까꾸리들고 그득한 망사리 매단 채로
가쁘게 내 밷는
한국 전통 싱크로나이즈 좀녀(海女)들의
숨비소리에 실려 있을까
하얀 억새 꽃 춤 물결에 박자 장단 맞춰 긴 작대기 의지하여 조랑몰떼 몰고
촐(草)찾아 바지런히 움직이는 몰테우리 입성 갈중이 소매 끝에 있을까
누구 좀 고라 줍서
'가을' 만날 나멍
어데루 가멍
될쿠까
ㅡ201030.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