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시니 생각' (201026)
  • <제주에서 온 편지> 27
  • 뒷오름부터 동네어귀 올레까지
    빨래 줄에 널린 파란천 처럼
    널찍하게 펼쳐 진 투명한
    가을 하늘마루
    세상에서 가장 크고 맑은
    자연표 스크린
    '캔버스' 

    누군 지 모르는 화가(畵家)
    큰 붓은 가을바람과 제주행 비행기
    그리고
    세필(細筆)은 드론인 양 떠 있는
    솔개와 뭇새들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
    바람 붓 끝이 살짜기 터치하면
    솜사탕이 만들어 놓은
    철 따라 그림 같은 수채화

    둠칫둠칫 고냉이와
    잔망스런 생이도
    그렸다가 지우고
    테라리움과 디시 정원도
    꾸몄다가 부시고
    천자문 글자도 썼다 지우는
    만년 스케치북

    액자표구는 가장 서툰 학시니 몫
    엄지 검지 틀 잡아
    유행 지난 삼성갤럭시 에찌7
    청지(靑紙)마음에 오려 붙여
    모바일 폰 디지탈 셔터 소리 
    찰칵찰칵 차~알칵
    꽉 찬 앨범 또 채움

    구름이 그린 그림은 그리움
    '찰카닥' 소리
    추억으로 각인되는
    파스텔 풍 가을 풍경 수채화
     
    ㅡ201026.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 글쓴날 : [20-10-26 12:07]
    • 데일리호남 기자[truth1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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