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오름부터 동네어귀 올레까지
빨래 줄에 널린 파란천 처럼
널찍하게 펼쳐 진 투명한
가을 하늘마루
세상에서 가장 크고 맑은
자연표 스크린
'캔버스'
누군 지 모르는 화가(畵家)
큰 붓은 가을바람과 제주행 비행기
그리고
세필(細筆)은 드론인 양 떠 있는
솔개와 뭇새들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
바람 붓 끝이 살짜기 터치하면
솜사탕이 만들어 놓은
철 따라 그림 같은 수채화
둠칫둠칫 고냉이와
잔망스런 생이도
그렸다가 지우고
테라리움과 디시 정원도
꾸몄다가 부시고
천자문 글자도 썼다 지우는
만년 스케치북
액자표구는 가장 서툰 학시니 몫
엄지 검지 틀 잡아
유행 지난 삼성갤럭시 에찌7
청지(靑紙)마음에 오려 붙여
모바일 폰 디지탈 셔터 소리
찰칵찰칵 차~알칵
꽉 찬 앨범 또 채움
구름이 그린 그림은 그리움
'찰카닥' 소리
추억으로 각인되는
파스텔 풍 가을 풍경 수채화
ㅡ201026.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