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그리고 수확의 기쁨
추수 계절도 잠깐 순식 간
머지 않아 상강(霜降)이다
여름부터 밥 상을 지켜오던
초록 호박 잎도 쪼시 들어
노란 늙은 호박 만 덩그라니
태양농원 수확 법칙은 삼분지론(三分之論)
1/3은 새들의 몫. 1/3은
열린 그 나무 몫. 그리고 나머지 1/3만 학시니 것
새들의 몫을 '깐치밥' 이라나
새부리에 쪼인 흠집 과(果)가 젤로 맛나는 이유는 뭘까
너무 높은 꼭대기에 매달려 따기가 힘들어 마치 인심 쓴 '이솝의 신포도' 처럼
아둥바둥 마지막 한 개까지 따지 못하게 감나무 가지는 그리도 잘 부러지는 가 보다
조물주의 가르침 십일조니
자연이 주는 무언의 교훈 안분지족의 섭리니
자연 산물의 공유경제니
더불어사는 방법을 굳이
일러 무삼하리요
다람쥐의 겨울식량 조차
뺏어 가는 사이비 자칭 '자연인들'
"빨리갈 땐 혼자 가고
멀리갈 땐 함께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곰곰이 되뇌어보는 '가을' 아침이다
ㅡ201019.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 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