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夕陽)은 아름답다
늘 바다(海)로 가라앉는 해(陽)는 변함 없거늘
스무살 즈음은 바다로 떨어지던 해는 최남선의
'海에게서 소년에게'를 생각나게 하는
처....ㄹ썩 처....ㄹ썩
내일 또 떠 오를 희망의 태양
갑(甲)을 넘긴 초로 청년의
해질녁 해창 낙조는
발갛게 물들인 붉은 보자기
와야 할 사람은 안 보이고
용서해야 만 할 그대가
아직도 저 만치서 머뭇머뭇
싸야 할 감정들이 많은데
열 셀때까지만 넘어가지 말아라 "아홉 반에서 반"
아흔을 넘기신 당신들의
스러져 넘어가는 해는
그믐 달이라도 맞이 했으면
드리워지는 어둔 색깔
그 빛깔을 배경으로 볼그레한 해거름이 오히려
곱딱하다고 중얼거리시네
고운 한복과 양장 투피스가
해상 풍차 바람개비에
겹치며 흩날린다
바알간 제주 두모방파제 석양은 내일 아침 일출을 어김없이 기약하지만
함께 바라보는 시선들은
그랬었으면... 긴 아쉬움
그리고 짧은 기다림
ㅡ20914.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