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에는 딸 낳으면 값어치가 없고 아들 낳으면 대우 받았제"
"지금은 살아본 께 딸이 훨 좋고 아들은 든든한 맛은 있어 좋습디다"
5녀 1남 둔 장모님 넋두리에 6남 1녀 울엄니 아쉬운 응수
그 시절 낳기만 하면 딸이라 산고 치른 담날 멱국 한사발 마시고 밭일 나가신 서러운 당신들
줄줄이 아들 낳아 금줄에 빨간꼬추 주렁주렁 달아 대문설주에 걸어놓고 어깨으슥 우리 아부지들
딸 많은 우리 장모님
옷 때깔 좋고 목걸이 옥반지에 칠보팔찌까지
가끔은 얼굴에 로션스킨 파운데이션에 립스틱까지
아들 많은 우리엄니 수수한 옷차림에 달랑 외가락지
얼굴 가릴 구르무 바닥 보여도 나름 엄하고 귀하신 종부 스타일
아들 많은 엄니는 늙어서 호강할 거라는 부러움도
딸 많은 우리 장모 뱅기 타고 해외여행 갈거란 시샘도
지금은 덧없이 구순노구에
태양농원 꽃나무들 사이 망아지.냥이.걍쥐들과
더불어 묵묵부답 덩그라니
머귀낭 매미 지친 울대소리
새벽녁 귀뚜르르 짠한 소리
아 2020 여름은 또 간다
ㅡ20831.제주 명월리민
학시니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