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국 확산과
얼마 전 폭우와 홍수에 힘든 한반도를 배려해서 일까
살짝 비켜서 지나간
8호 태풍 '바비'
이틀 동안 태양농원을
할키고 흔들어 대더니
아침 요란한 매미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언제 그랬냐 시침 뚝떼고
맑은 하늘이 새날을 연다
피해 둘러보던 사랑이 모자(母子)가 태양이 고생했다 어루만지고,
호랑나비는 밤새 태풍에 시달린 범부채 볼을 연신 부벼댄다
견디다 지쳐 쓰러진 바나나 한그루 동료들 걱정에도 철퍼덕 바닥에 누워있고,
수십년 태풍에도 끄떡없던 돌담도 송악넝굴에 얽힌 트멍이 벌어져 와르르르
살짝스친 상채기와 벗겨진 물집은 멋진 태양농장 미남 모습을 바꾸기엔 역부족
거칠고 사나운 태풍 바비도
구순 사돈 두분이 굳게 지킨 태양농원 살짝 피해 줄행랑
무너진 돌담 한돌한돌 쌓고
넘어진 나무 안아 세우려
학시니 이마에 건강한 땀방울 송글송글
아하~
사나운 태풍조차도 노인들은 공경하나 봐
ㅡ20827.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