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靑天)
그렇게 보고싶었던
그리운 하늘얼굴(天面目)
얼굴색이 푸르다 못해
서럽게 파랗다
어릴 적 스프링 마분지 일기장에 밤마다
오늘의 날짜와 요일 쓰고 날씨란에 적곤했던 <맑음>
그 다음 일기는 단 한줄
"오늘은 날씨가 좋아 재밌게 놀았다"
오늘 제주 명월 하늘은
재밌게 놀고 싶은 맑음이다
구붓구붓한 야자수 잎파리 하늘 얼굴을 간지럽히고
종려나무도 퍼렇게 멍든 하늘 낯을 어루만진다
등나무에 걸린 풍경(風磬)
매달린 물고기도 살랑살랑
파아란 하늘연못에서
댕그랑댕그랑 헤엄치고
시든 키자니아 화분에서
재롱질하던 어린 냥이는
일제히 울어 재끼는 매미소리에 커다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휘동그레 말똥말똥
기습폭우에 잠긴 생활터전
어이할까나
넘친수마에 할킨 전답 가옥
보면 또 눈물
복구작업 구슬땀에 지친
형제 자매 봉사자님들
이 맑은 하늘이여
어루만져 주시길.....
ㅡ20814. 제주 明月里民 학시니 생각
(글쓴 이/김학신-순천출신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한국마사회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렛츠런 재단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