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났지만 한 여름이다.
지난 밤 온 땅을 집어 삼킬듯이 울부짓던 폭풍우가 새벽녘에 그쳤다.
오솔레미오,
오 맑은 햇빛, 너 참 아름답다.
폭풍후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
노랫말처럼 햇빛이 숲에 가득 내려 앉아 있다.
멀리서 바라보니 나뭇잎에 꿀물을 바른 듯 반짝인다.
불어 오는 바람마져 달콤하게 느껴진다.
바람에 물결치는 나무들을 마음 껏 바라보며 숲에 서 있다.
여기는 광주호 호수생태원이다.
광주호 호수생태공원은
부지 18만 4천948㎡의 생태공원으로, 광주호 호숫가에 있다.
지난 2006년 3월에 개장한 후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수생식물원·생태연못·야생화테마원·목재탐방로·전망대·수변관찰대 등으로 구분돼 탐방객을 반긴다.
호수 안에는 버드나무 군락지와 습지 보전지역이 있다.
수많은 수생식물과 다양한 종의 조류·파충류·양서류를 관찰할 수 있다.
숲 곳곳에서 뱀 조심 표시가 있을 정도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에는 400년 수령의 왕버들나무가 있고, 공원 가까이에 식영정·환벽당·소쇄원 가사문학관등의 문화유적들이 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둘러보고 인근 유적지 등을 살펴보면 하루 일정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다.
숲에 들어오면 숲속 생명체에 대해 각별히 생각해 본다.
의연한 듯 하늘로 솟아 있는 나무를 바라 보자.
저토록 우람하게 자라는 동안 얼마나 수많은 노렸을 했을까.
뿌리를 뻗기 위해서. 물 줄기를 가지 끝에 매달린 나뭇 잎까지 밀어 올리기 위해서.
그리고 밑둥부터 굵어지기 위해서 표면이 터지는 고통을 감내하노라.
시린 겨울을 참아내느라
새봄에 움트느라 얼마나 울었을까...
나무 뿐만 아니라 작은 야생화 조차도 두터운 땅 속을 뚫고 나오느라.
꽃망울을 터트리느라.
꽃씨를 여물게 품느라.
얼마나 용을 썼을까...
인간 만 아픈 게 아니라는 크나 큰 교훈을 숲은 말 없이 전해 준다.
그 전달은 위대하고 경이롭고 아름답다.
며칠 전 500년 만에 한번 올 정도의 물 폭탄 폭우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은 오늘도 여전히 눈부시다.
집에서 가까운 숲으로 가자.
숲은 그 자체로 상생을 자연으로 보여준다.
바위와 나무와 풀과 바람과 새와 하늘과 계곡의 물과 어떻게 어울려 지내는 지,
얼마나 멋지게 공생하는 지,
얼마나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숲은 우리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상처난 마음을 위로한다.
폭풍우를 이겨낸 숲처럼
하루빨리 수해를 복구하고 이웃과 상생의 삶을 위해 노력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