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토와 폭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27일 소병철 기자회견…순천 정치판 갈아엎을 기세
    “순천시민에게 사과 없었다”…시민들 반응 ‘아쉬움’
    노관규·서동욱·정병회 의혹관련…1:1 공개토론 제안
    소병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대와 경선 안해”
  •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하루만인 27일 오전 11시20분, 자신의 지역구 순천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호남 DB)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지 단 하루만에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27일 오전 11시 순천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불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 내내 4년 여정 동안의 성토와 순천 정치인들에 대한 폭로로 일관해 총선 불출마에 대한 속깊은 입장을 기대한 기자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욱이 기자회견 직전부터 특정 언론과의 충돌로 참석했던 기자들과의 약속을 20여분이나 지연했다. 이에 사과는 없었다. 심지어 “사이비 기자는 나가라”며 외친 불특정 인물이 소 의원의 비서로 알려지면서 기자회견의 진정성을 희석시켰다는 후문이다.

    ◇ 소병철의 성토…신성식·노관규 겨냥
    소 의원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노관규 순천시장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가짜뉴스와 음해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확보한 자료들을 공개했다.

    또 ‘모시던 상사’라는 이유로 윤석열에 대한 징계에 기권을 하고, KBS검언유착 오보사건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 후보는 자격이 없다며 신성식 예비후보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했다.

    소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순천의 특정 정치인과 그 추종 세력들은 끊임없는 음해와 가짜뉴스로 국회의원을 거꾸러뜨리려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노관규 시장은 22대 총선에서 신성식 후보를 위한 관권선거 의혹을 야기시켰다”며 “실제로 노관규 시장은 지신의 SNS에서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뜻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노관규 시장을 향해 1:1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관규 시장 측은 전면 무대응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소병철 의원이 빼앗긴 선거구인 해룡면신대지구 포함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갖고 있는 모습 데일리호남 DB
    소병철 의원이 빼앗긴 선거구인 해룡면(신대지구 포함)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갖고 있는 모습. (데일리호남 DB)

    ◇ 소병철의 폭로…민주당 죽이기(?)
    소 의원은 순천지역 정치인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폭로전을 이어갔다. 순천 정치판을 갈아엎을 기세였다. 심지어 총선과 관련없는 시·도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까지 폭로의 수위를 높였다.

    폭로의 내용은 ▲노관규 시장의 허위사실 유포, 가짜뉴스 양산, 관권선거 개입 의혹 ▲신성식 후보의 과거 행적 ▲서동욱 도의장의 선거 당시 금품거래 ▲정병회 의장의 3.1절 행사 의전 시비 ▲강형구 의원의 공천 번복 ▲김영진 의원의 커피숍 운영과 관련한 사리사욕 ▲김미연 의원의 차명계좌 사용과 현직 시청 간부의 선거개입 의혹 등 융단폭격을 퍼부은 듯했다.

    더욱이 ‘동귀어진(同歸於盡)’이라는 말을 인용해 ‘함께 죽음으로 끝장을 내자’고 밝혔다. 사자성어는 아니지만 ‘동귀어진(同歸於盡)’의 다른 해석은 ‘파멸의 길로 함께 들어가자’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여론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공당의 현역의원 입에서 나오기는 어려운 말이라는 게 여론이다. 일각에서는 “끝나는 마당에 민주당을 죽이겠다는 심산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순천의 봄’을 꿈꾸었던 사월이 어쩌면 독일 시인 엘리어트(T.S.EIIiott)가 ‘황무지’에서 말한 것처럼 ‘사월은 잔인한 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죽은자의 매장’이 있을지도.

    ◇ 소병철의 아쉬움…순천의 그늘
    끝내 순천시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이유를 불문하고 총선에 불출마한 것에 대한 증오보다는 시민(유권자)에게 먼저 사과가 있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잘잘못은 수사기관의 몫이다. 표독한 강풍은 방랑자의 외투를 벗길 수 없듯이 소 의원의 여정은 아쉬움을 남겼다. 더욱이 종착점에 다다라서 ‘고발’이라는 암(癌)도 남겼다.

    기자회견 말미에 남긴 “저 소병철은 순천의 발전과 순천의 정치문화 개선을 위해서 온몸을 다 바치겠습니다”라고 마무리하고 있지만, 왠지 순천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은 기우(杞憂)일까.

  • 글쓴날 : [24-02-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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