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원박람회의 7개월간의 기록을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의 비밀’이라는 책에 오롯이 담았다. (데일리호남 DB)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의 북콘서트 개최를 두고 지역 정가가 설왕설래(說往說來)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순천시청 안팎으로 북콘서트 개최 시기와 노 시장의 의중에 대해 궁금증은 증폭됐다.
하지만 책 출간 당사자인 노관규 시장은 확대 해석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어서 여론이 상반된 형국이다. 이에 노 시장의 입장과 순천시의 입장을 확인해 보았다.
◇ 북콘서트 책 내용 무엇(?)
지난 26일 오후 2시 순천대학교 우석홀에서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책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의 비밀’의 북콘서트가 열렸다. 지인과 지지자 2000여명이 몰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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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순천시장이 출간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의 비밀’ |
노 시장이 출간한 책에는 ▲정원박람회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정원박람회 7개월 동안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광범위한 이야기까지 기록 ▲정원박람회를 다룬 특집기사와 언론사들의 인터뷰 등이 담겼다.
또 자신의 인생스토리, 정치에 입문하게 된 배경, 정치 역정, 청년 시절부터 결혼이야기, 희귀질환을 앓는 아내와 아들에게서 배운 인생 교훈과 가족애 등이 진솔하게 수록돼 있다.
노관규 시장은 줄곧 정원박람회 성공 요인을 슬기로운 공무원들과 순천시민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공(功)을 자신이 아닌 시민들에게 돌렸다. 이날도 노 시장은 책을 펴내게 된 배경에 대해 “실력있는 순천시 공무원들과 무한 신뢰를 보내주신 시민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이를 정확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 출판기념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 왜 지금인가(?)…분분한 해석
노 시장의 북콘서트 일정을 두고 지역 정가는 분분한 해석을 내놓았다. 내년 22대 총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가장 높았다. 그도 그럴것이 하마평에 오른 후보군들이 대부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터라 여론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노 시장은 “순천시장을 다시 보궐선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분분한 해석에 대해 일축했다. “북콘서트는 개인적으로 준비한 것이다”며 정치적인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지역 여론과는 달리 노 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순천지역으로 출마는 불가능하다. 공직자(선출직 단체장) 사퇴시한을 넘겼기 때문이다. 사퇴시한은 투표일로부터 120일 이전이어야 한다. 날짜로 보면 12월11일이 된다.
일각에서 억지춘향처럼 여론을 꿰맞추는 식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 역시도 순천으로 출마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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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2시 순천대 우석홀에서 진행 중인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의 비밀’의 북콘서트 모습. 이날 노 시장은 설왕설래하는 지역 여론에 대해서 일축했다. (서한초 기자) |
◇ 노 시장의 숙고와 선택
국민의힘 입당설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국민의힘이 분당하면서 발생하는 파열음 밭에 이단아처럼 노 시장이 입당해야 할 궁극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시장도 정치인인 만큼 숙고(熟考)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 야권연대후보인 김선동 후보에게 고배를 마시고 풍찬노숙(風餐露宿) 생활 10년 동안 정치공학을 실질적으로 터득했기에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방 중소도시가 정부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올해 정원박람회로 증명해 보였기에 새로운 정치 시도를 계획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노 시장이 구상 중인 ‘K-디즈니 순천’이 새로운 순천으로의 모델이라면 순천의 구태정치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노 시장의 선택은 급하지 않다. 굳이 후보군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우공(愚公)이 산을 옮긴 궁극적인 이유는 어머니(가족)에게 산 너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순천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인 노 시장의 선택과 사뭇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