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날카로운 질의로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은 ‘쌍두마차’가 있어 화제다. 송곳같은 질의로 집행부의 잘못을 끄집어내 시인토록 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호남 DB)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날카로운 질의로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은 ‘쌍두마차’가 있어 화제다. 순천을 지역구로 준 김정이 의원(민주, 순천8)과 목포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주웅 의원(민주, 비례)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일부터 4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한 행정사무감사는 이제 중반부를 지나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별로 강행군을 하고 있는 의원들은 피곤함보다 오히려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도민안전실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매서운 송곳 질의를 보인 김정이 의원과 김주웅 의원의 활약상을 정리해 보았다.
◇ 김정이…집행부 꼼수 꼬집은 ‘족집게 도사’
김정이 의원의 눈매는 매서웠다. 도민안전실을 행정사무감사 하면서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세밀한 부분까지도 검토한 결과. 집행부가 지방 보조금을 방만하게 유용한 사실을 짚어냈다.
지난 8일 김정이 의원은 예비군 육성지원(장비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장비를 구입해야할 보조금을 퇴임하는 군무원의 기념품을 구입하는데 지출했다며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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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김정이 의원.(민주, 순천8) |
김 의원은 “보조금은 본래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편성 운영되어야 한다”며 “예비군 장비지원 사업은 교육훈련과 지역방위작전을 위해 장비(쌍안경, 헨, 군장 등) 지원과 예비군부대의 사무실 설치와 운연 및 유지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퇴임하는 군무원의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 보조금을 사용하는 것은 예산낭비다”고 덧붙였다.
김정이 의원은 10일 ‘데일리호남’과 전화 통화에서 “부당하게 사용한 보조금에 대해서는 아직 환수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좀 더 확인을 거친 후에 부당하게 지출된 보조금에 대해서 환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예비군 육성지원(장비지원)사업은 도 및 시·군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예비군법 시행령 제32조(예비군의 육성·지원)에 따라 예비군부대로 이전되는 보조금이다. 올해 군부대로 교부된 보조금은 도비 2억2천만원과 시·군비 25억 7백만원을 합한 27억 2천7백만 원이다.
도민안전실에서 제출받은 요구자료에 따르면 2023년 2월 실시한 예비군 장비지원 사업 보조금 정산결과 2022년 군무원 퇴임 행사 기념품 구매에만 389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김주웅…도민안전 위한 패기 ‘열혈 청년의원’
전남도민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로 눈뜬 보초처럼 의정활동을 펼치는 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김주웅 의원(민주, 비례)이 질의에 나서자 감사장 분위가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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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김주웅 의원.(민주, 비례) |
도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도민안전실이 오히려 도민들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드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뒤늦은 뒷북 행정으로 도민들에게 지급될 수 있었던 예산이 금고에 고스란히 묶여있었다는 주장이다.
지난 8일 도민안전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김 의원은 “전남도는 코로나19 유행이 지난 올해부터 급성감염병 사망자 위로금 항목을 추가했다”며 “2022년도 도내 코로나19 사망자가 총 843명인데, 인근 타 지자체처럼 선제적으로 보장항목을 도입했더라면 유가족들이 위로금 25억2900만원을 수령했을 것이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김신남 도민안전실장은 “선제적으로 보장항목을 추가했더라면 도민에게 혜택이 돌아갔을 텐데, 죄송하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일 김주웅 의원은 ‘데일리호남’과 전화 통화에서 “일부 시·군에서 급성감염병 항목을 추가해서 받을 분들도 계신다”며 “전남도는 2023년도 자료를 더 확인해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민안전공제보험은 2020년부터 자연재해사망, 폭발, 화재, 붕괴 등 11개 보장항목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급성감염병사망 위로금(300만원) 등 4개 보장항목을 추가해 총 15개 항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도는 코로나19가 해제된 2023년도에 급성감염병 사망자 위로금 항목을 추가하면서 뒷북을 쳤다.
인근 광주광역시는 2021년도에 전람북도와 제주특별자치도는 2022년도에 이미 급성감염병 사망자 위로금 항목을 추가해 지급하고 있다.
◇ 양김(김정이·김주웅)의 송곳…민의를 대변하다
이번 도민안전실 행정사무감사에서 눌길을 끈 양김양김(김정이·김주웅)의 송곳같은 질의는 집행부는 물론 동료의원들까지도 동의와 찬사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재하면서 잘못된 점을 개선하는 역할은 도민들의 안전과 행복지수를 상승시키는 꼭 필요한 일이다.
관록의 김정이 의원과 패기의 김주웅 의원의 합작품은 안전건설소방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의 귀감 사례로 남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