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이 새로운 도시의 모델을 준비하기 위해 서유럽 길에 올랐다. (순천시 제공)
람사르 습지도시 초대 의장을 맡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이 유럽행 길에 오른다. 8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아미앵시(市)에서 개최하는 ‘제2회 람사르 습지도시 시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어 노 시장 일행은 서유럽의 ‘슈퍼 블럭’ 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차 없는 거리’로 유명한 ‘15분 도시’ 프랑스 파리의 교통정책에 대해 직접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정원박람회 이후의 순천을 준비하기 위한 방향성을 찾는 것이 이번 출국의 목표다.
◇ 바르셀로나의 ‘슈퍼블록’…광장과 사람중심 도시 기획
재잘재잘 아이들이 모여서 뛰어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걷는 사람들이 항상 모이는 곳.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고 가족끼리 나들이를 즐기는 곳. 광장(廣場)이다.
노 시장 일행이 첫 방문지로 꼽은 곳은 ‘투우의 나라’ 스페인이다. 그 중에서도 축구의 명문 도시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수만 명이 운집해도 전혀 복잡하지 않은 곳.
도시의 공간을 혁신적으로 활용한 바르셀로나의 ‘슈퍼블록’은 노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원도심 르네상스의 모티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건물의 집적화, 문화의 다양화, 순천시의 원도심 슬럼을 전환시키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자동차 대신 사람이 중심인 도시, 차도의 주인이 자동차가 아닌 시민인 도시, 순천시가 지향하는 도시의 모델이다.
‘슈퍼블럭’을 접한 노 시장은 “대도시를 그대로 흉내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상상력으로 도시의 판을 바꿔내야만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블록’은 바르셀로나 도시구성의 기본 블록 단위 만사나(Manzana, 블록) 9개를 합해 형성한 묶음 단위로, 가로 세로 400m 길이에 약 5~6천 명 정도의 시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권이다.
◇ 람사르 시장단 회의…순천의 습지정책 발표
세계가 기억하는 노관규 시장은 2009년 순천만 인근에 있던 전봇대 282개를 뽑은 작은 도시의 시장이다.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철새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노니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발상에서다.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프랑스 아미앵시(市)에서 개최되는 ‘제2회 람사르 습지도시 시장단 회의’에 참석한 이유도 ‘순천만의 기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람사르 습지도시 초대 의장을 맡고 있는 노 시장은 순천의 도심과 연결한 습지 보전 정책과 멸종위기 생물 서식지 복원 과정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순천시의 습지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시장단 회의는 24개 습지도시의 습지 보전 정책과 도시 인프라로서 습지를 활용하는 사례 등을 공유하고 도시 간의 우호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 파리의 ‘15분 도시’…순천형 대자보 도시 모델
마지막 방문지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다. 패션의 도시, 예술과 낭만이 있는 세계 문화의 중심지를 찾은 노 시장의 일행은 파리에서 ‘느림의 미학’을 살펴볼 계획이다.
10일부터 양일간 파리의 중심지를 찾아 복잡한 차도 대신 정원으로 도심을 디자인하는 파리의 ‘15분 도시’를 직접 체험한다는 생각이다.
자동차 대신 사람의 보행을 우선시하는 파리의 정책과 ‘순천 대자보 도시’를 구상하는 노 시장의 생각과 많이 닮았다. 여기에 세계적 추세인 탄소중립 실천은 순천시의 미래와도 상통한다.
또 두 도시의 수장(首長)은 생각이 닮았다.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1.9km에 달하는 샹젤리제 거리를 교통 청정지역으로 바꾸고, 거리와 이어진 콩코드 광장은 녹지화한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이에 노관규 순천시장도 대자보(대중교통 + 자전거 + 보행)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조금 불편하지만 사람이 행복한 도시로의 전환, 이것이 순천을 새로운 도시로 준비하는 노 시장의 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