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 백묘론'은 1970년대 말 개혁.개방을 주장하던 중국 덩샤오핑이 펼친 경제정책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면 제일이라는 의미다.
이달 1일 본격 개장한 순천 정원박람회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노관규 순천시장(무소속.사진)의 리더십이 조명을 받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해 '설왕설래' 말들이 많은 가운데, 노관규 시장은 자신 SNS를 통해 평소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순천에서 영호남 화합 대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그는 28일 페이스북에서 "영남 지도자들 행보가 그저 부러울 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노 시장은 영남지역 대표 정치인들을 거론하며 이들 '소탈한 지도자 면모'를 치켜 세웠다.
그는 이철우 경북지사를 "격식과 권위주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말 또한 군더더기 없이 간단 명료했다"면서 "늘 짜증나고 고루한 구 시대 방식 각종 행사는 다시 살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원박람회 개막식 날 일화를 들어 이철우 지사 인간미를 부각하기도 했다.
"개막식 만찬이 끝난 뒤 순천시가 만찬주로 개발한 막걸리를 맛보고 가야 홍보라도 해 줄거 아니냐"면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막걸리 두잔을 마시고 간 넉넉한 인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순천만 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일을 거론하며 "다른 지도자에게 쉽게 볼 수 없는 지도력"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순천 정원박람회와 부산엑스포 상생협약을 맺은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해 "광역과 기초단체장 형식을 뛰어 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노 시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해 적극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순천 지역구를 인위적으로 분구하고,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한번도 없었던 전략공천으로 낙하산 후보를 내려 보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는 지,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복당에 대해서는 "나중에 당에서 복당하라는 입장이 나오면 그때 고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제 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지금 양당제는 깨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만큼 파괴력이 있을 지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노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인물이다.
고졸로 혈혈단신 상경해 구로공단 장갑공장 노동자부터 시작해 세무공무원을 거쳐 사법고시에 합격, 대검 중수부에서 정태수 회장 한보그룹 사건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비리 수사를 한 특수 검사 출신이다.
이런 그는 정치권에 들어와 국회의원 4전 4패, 시장 3전 3승 이라는 정치 역경을 감내해 왔다.
노 시장은 "정치 이해관계가 심한 행정구역 경계에 앞서, 우선 경제.산업 장벽부터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각 고유기능을 유지하며 유럽 메트로폴리탄 개념으로 도시가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주위에서는 "순천을 위해 혼신을 쏟고, 정당 가리지 않고 일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서 "시민들은 일 잘하고, 시민 자존감을 높이는 리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호사가들 말은 장난에 불과하거나 꼬임수 일 것"이라며 그의 지금 행보를 '정중동'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