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정원박람회가 개장 23일 만에 관람객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비결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람회 개막식 축사에서 "순천은 정부 지방균형 철학과 일치하는 도시"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면서 "순천 정도 수준이라면 중앙 여러 권한을 이양해 줘도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순천이 주목 받으면서 그 나비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발사체 단 조립장 부지로 순천을 선택했다.
이어 국토부와 산자부는 '노후거점산단 경쟁력 강화사업'에 율촌 1산단과 해룡산단, 순천산단을 포함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도시, 기관.단체 순천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것을 순천이 증명하고 정부와 기업이 화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생태를 기반으로 그간 펼쳐 온 도시 전략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며 "이제 기업은 도시 종합적인 수준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초반 흥행몰이 '대박'
순천 정원박람회는 지난 2013년 박람회와 비교해 2 배 이상 빠른 흥행 속도를 내고 있다.
개장 12일 째 100만 돌파에 이어 23일 째 200만을 넘어섰다.
노관규 시장은 "개장일을 봄꽃 개화 시기에 맞춰 당초 보다 3주 가량 앞당겼다"며 "그만큼 준비 기간은 촉박했지만 빈틈없는 노력으로 정원 완성도를 높인 게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국에서 모여든 관람객은 "캐나다 부차드가든이나 네덜란드 코이켄호프정원이 아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정원과 광장을 조성했다"고 입을 모은다.
노 시장은 "유럽 광장문화가 부러웠다면 이제는 멀리 가지 말고 순천에서 마음껏 누려달라"고 적극 권했다.
◇ 전국 '벤치마킹' 줄이어, 지역 '즐거운 비명'
노관규 시장은 요즘 전국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기관.단체장을 상대로 정원박람회 노하우 소개에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개장 첫날, 광명.춘천.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43 개 기관이 '벤치마킹단'을 꾸려 순천을 방문했다.
25일은 228 개 지자체를 회원으로 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의를 순천에서 개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다음달 순천 방문길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행렬에 따라 순천 주말 평균 숙박률은 평소 1.5 배인 83 %에 이르고 있다.
도심 식당가도 활기를 띠면서 "연일 찾아드는 인파로 종업원들이 링거를 맞고 영업을 해야 할 정도"라며 즐거운 비명이다.
박람회장 수익사업도 순항하며 입장권 수익 110억 포함해 총 14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람회조직위는 "개장 한달도 안돼 목표 수익액 255억의 55 %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 '생물 박람회, 매 순간 섬세한 손길'
순천시는 박람회장에 국한하지 않고 도심 교통과 안전, 환경에서도 관람객에게 최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5일은 하루 최다 약 20만 명이 박람회를 찾았지만 교통은 원활했다.
가장 붐비는 교통상황을 대비,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선제적 교통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IT를 접목해 교통.버스.주차정보를 분석해 원격 제어 가능한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지난 박람회 대비, 134 % 늘어난 1만1천760 대 주차공간과 전용 노선버스 신설, 도심과 정원을 뱃길로 연결한 '정원드림호' 운영 등 다각적 대책이 유기적으로 작동했다.
이와 함께 드론을 이용한 항공 관제와 인파 관리를 위한 스마트 피플카운팅 시스템도 도입했다.
◇ 순천에서 태동한 '광장문화', 후손에게도 물려줘야
지난 22일 오천그린광장 '윤도현 밴드 콘서트'에는 5만평 광장에 2만여 명이 운집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공연 후 머물렀던 자리를 직접 정리하며 수준 높은 의식을 보여줬다.
또 매주 금.토요일 열리는 박람회 주제공연은 1천 명 이상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며 자연을 즐기는가 하면, 반려동물과 산책도 하고 어린이들은 푸른 잔디를 맘껏 뛰어 다니고 있다.
이곳 시민들은 "박람회 이후에도 잘 관리하고 보존해 후손에 꼭 물려줘야 한다"며 반기고 있다.
박람회조직위는 가정의 달인 5월, 최현우 마술쇼와 펭수 팬미팅, 가든 뮤직 페스티벌, 트로트 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노관규 시장은 "10년 전과 달리, 순천은 정원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도 볼 수 없는 창조적 정원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처럼 고유한 정원문화와 품격높은 박람회 운영 노하우를 세계에 역수출하는 날을 꿈꾸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