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로 불이익을 당한 공무원, 전국에서 명예퇴직 얼마나 될 지 궁금"
-"시민의 감시와 의회의 견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직생활 37년을 회상 해 보니, 보람도 많았고 가슴아픈 일도 많았다.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신나게 일했으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할 때와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할 때가 있었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야 할 때, 하면 안되는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안하고 못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 때문에, 또는 상관이나 상부의 명령이나 지시로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하게될 때, 심한 무기력감과 좌절감, 모욕감을 맛보게 된다.
상관에게 건의나 보고를 하고, 그래도 안되면 저항하기도 해 보지만, 공직의 특성상 받아들여지는 몇차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지자체장이 선거로 선출되다 보니, 줄 세우기와 편가르기가 심하고, 자기편이 아니면 아무리 일을 잘 해도 한직으로 보내고, 심한 경우는 국장을 계장이 수행하는 자리로 발령을 내니 사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무원은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하나, 선거에 기여한 공로로 인수위에 포함되기도 하고 과장으로 승진하기도 했으며, 무능력자라고 소문이 난 사람도 요직에 발탁되는 사례도 있어, 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일 잘하고 열심이 일하는 직원들이 분개하고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고, 인사는 지자체장의 고유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인사에 불만을 갖고 공직을 그만두는 사례가 많기도 하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불이익을 당한 공무원들이 전국에서 명예퇴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하다.
평상시 명퇴자와 지자체장이 취임하여 첫 인사와 두번째 인사후에 명퇴자 통계를 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까.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언제나 언제나 상식이 통하고 공정한 세상이 올까.
시민의 감시와 의회의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공무원의 손에 놀아나는 의원, 공무원의 눈치나 보는 의원들도 있다.
의원이 요구하는 지역구 예산 몇푼 편성해 주면 영혼까지도 팔아버리고 지자체장에 충성하는 의원도 있고, 지자체장은 그렇게 의원들 길들이기를 한다.
어떠한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민만 바라보고 일 할 수 있는 의원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이다.
공무원에게 시민을 위해 희생과 봉사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인사와 국민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받아들여 지고, 신나게 일하는 공직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