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가든마켓의 민간위탁 여부를 둘러싸고 순천시(市) 집행부와 순천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집행부에서는 민간위탁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라지만, 의회에서는 꽃집, 철물점 등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가든마켓은 제로섬(zero-sum)이 아닌 윈윈게임(win-win game)의 장(場)이 돼야 한다.
꽃집, 철물점 등 소상공인은 물론이고, 가든마켓(주)에 출자한 시민과 조경수 생산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상생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가든마켓의 설립 취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가든마켓은 국내 최초로 정원식물 및 정원자재 공판장과 판매장을 갖춰 우리 순천을 정원산업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공판장은 조경수와 꽃의 경매기능, 판매장은 꽃과 정원자재의 소매기능 수행을 하기 위한 시설이다.
가든마켓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매기능과 소매기능이 원활히 작동돼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결론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매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원수와 꽃 등 정원식물이 가든마켓에 출하돼야 한다.
또 그것을 사갈 중도매인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부피가 크고 굴취가 필요한 조경수는 경매보다 현장거래가 일반적이다.
꽃은 순천지역 재배농가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타 지역 농가들이 서울 양재동, 충북 음성, 광주의 화훼공판장을 제껴두고 가든마켓에 출하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설혹, 가든마켓에 출하될 조경수나 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사갈 중도매인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소매기능은 꽃과 정원자재가 그 대상이다.
물론, 큰 용기에 심어진 조경수를 사갈 사람도 있겠지만, 그 수는 극히 적을 것이다.
꽃과 정원자재의 판매 타깃은 주로 국가정원 방문 후, 가든마켓을 찾는 관광객들이다.
그러나 국가정원을 관광한 뒤 일부러 가든마켓을 방문해 꽃과 정원자재를 구매할 관광객이 몇 퍼센트나 될까 생각하면 전망이 극히 회의적이다.
소매기능만 생각한다면 국가정원 관광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출입구 쪽에 가든마켓 위치를 잡았어야 했다.
가든마켓의 경매와 소매기능의 작동이 어렵다면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가든마켓은 국가정원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서 새로운 관광명소,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독자적인 매력물(main attraction)이 돼야 한다.
그 방안으로 가든마켓에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나 사무실 공간 일부를 활용한 조립식 모듈형 정원, 담을 활용한 수직정원, 주택이나 빌딩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한평정원 등은 방문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다.
각양각색의 조경수 전시 공간도 필요하다.
특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조립식 모듈형 정원의 개발과 전시, 판매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 관광객들로부터 모듈형 정원을 주문받아 필요한 정원식물 및 자재를 택배로 보낸다면 가든마켓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가든마켓 홈페이지에 사이버 정원전시장을 만들어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정원식물 및 자재의 유통.판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가든마켓이 관광객 유인을 통한 입장수익 창출과 택배를 통한 모듈형 정원 판매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금의 갈등은 불필요한 것이 된다.
정원식물 및 자재의 판매 타깃이 순천시민이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듈형 정원에 들어갈 꽃과 자재를 순천 관내 꽂집과 철물점에서 조달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만약, 가든마켓에서 꽃과 정원자재의 소매가 불가피하다면 관내 꽃집과 철물점들이 법인을 만들도록 하고, 그 법인에 꽃집과 철물점 운영권을 주면 될 일이다.
물론, 그 경우 꽃집과 철물점의 영세성을 고려해 가게 임대료는 저렴하게 책정해야 할 것이다.